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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구입 전 읽어보면 좋은글 #4편 [시계입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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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디시인사이드 시계갤러리의 까망별님께서 작성하신 글로,
시계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이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포스팅합니다.
원문제목 : - 시계의 세계에 첫 발을 들인 뉴비들에게 바친다. -

혹시 1편을 보지못하신 분은 1편부터 보셔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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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의 세계에 첫 발을 들인 사람들에게 바친다. 4편-마지막


그렇다고 무조건 내 말만 믿고서,
내 맘에 들면 장땡이야 하는 마인드로 시계를 구입했다간 크게 낭패를 볼 수도 있어.
옷도 그렇잖아?
사실 유행은 돌고 도는거긴 한데..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는 힙합바지 라는게 유행을 했었어.
통이 매우 매우 매우 넓고
기장도 매우 매우 매우 길어서
허리가 맞지도 않는데 벨트로 조여서 입어야 했고,
바지 밑단으로 온 동네를 청소하고 다니곤 했지.
갑자기 궁금해지네, 김수용씨는 요새 뭐 하고 사시나?
아무튼 요즘 세상에 힙합바지가 마음에 든다고
저걸 저렇게 입고 다닌다면..
아무래도 좀.. 눈총이나 비웃음을 사겠지?
이게 무슨 이야기냐면 말야,
시계를 구입함에 있어서 내 마음에 드는 시계를 고르는 것도
분명히 중요한 일이지만,
적어도 시계에 대한 '기본'은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사실 나도 다른 건 몰라도 특히 패션과 관련해서는
이런 저런 규칙이나 정석같은 것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냥 뭐랄까 상식? 또는 매너? 정도로 생각해 두면 좋을 것 같아.
시계에도 여러가지 암묵적인 정석들이 있어.
물론 그게 법도 아니고 꼭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오랜 세월동안 굳혀져 온 정석들은
어쨌거나 무슨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런거겠지.
나는 그 중에서도 딱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고 싶어.
그것은 바로 '용도' 야.
다른 기준이 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기준으로 손목시계를 4가지로 나눈다면,
나는 파일럿, 다이버, 드레스, 그리고 쥬얼리 로 나누고 싶어.
이렇게 4가지로 나눈 이유는,
5편에서 다시 이야기 할 것이 있어서 그런거고,
지금은 4가지도 필요없고 그냥
딱 2가지로 나눌게.
드레스 워치와 그 이외의 것들, 이렇게 말이지.

Jaeger-Le-Coultre Master Control




드레스 워치는 정장을 입을 때 주로 착용하는 시계야.
일반적으로 흰색이나 은색 다이얼이 선호되고,
크로노그래프나 GMT기능을 위한 복잡한 스몰 다이얼이나
도시이름, 숫자 등등이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 선호되지.
인덱스 역시 너무 크게 표기 된 것 보다는
적당한 크기의 바 형태나 로마자를 많이 선호하는 편이야.
브레이슬릿 같은 경우도 역시 취향 차이겠지만,
대부분 깔끔한 가죽 스트랩으로 나온 드레스 워치가 많아.
꼭 정장 풀셋트를 갖춰 입었을 때 뿐은 아니고
뭔가 포멀하고 깔끔하고 단정한 옷차림에 잘 어울릴 만한
누가봐도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들이야.
물론 요즘에는 드레스 워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드레스 워치로 많이 착용되는 시계들도 많아.
대표적인 것들이 바로 시갤러 형들이 격하게 아끼는
서브마리너나 씨마스터 같은 시계들이지.
하지만 그래도 다이버는 다이버이기 때문에,
정석의 드레스워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정장차림에 다이버워치를 끼려는 사람은 잘 없을거야.
드레스 워치가 없다면 할 수 없지만..
그리고 이제 정장 차림이 아닌
나머지 모든 종류의 의상에는 무슨 시계를 해도
사실 눈총받을 일은 잘 없을거야.
그게 다이버든, 파일럿이든, 쥬얼리든 말이지.
아, 물론 내가 좋아하는 본드형처럼,
정장을 입지만 사무적인 일을 하기 보다는
주로 사람 뚜드려패고, 물 또는 불 속에 뛰어드는 일이 많고,
어두컴컴한 곳에서 탈출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드레스 워치를 권장하지는 않고 싶어.
시계가 망가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야.
아무튼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알고 지키는 게 어떨까 생각해.
드레스 워치란 어떤 시계들을 지칭하는 것인지,
그리고 어떤 때와 장소에 어울리는 것들인지..
그리고 한 가지 더 해주고 싶은 말은,
너무 '스위스'라는 나라에 집착하지 말라는 거야.
시계에 대해서 알면 알 수록,
스위스 이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좋은 시계들을 많이 만들더라.
물론 시계 하면 스위스 이런 관념이 있긴 하지.
그런데 그냥 덮어놓고 무조건 시계는 스위스꺼!! 라고 하지 말고,
적어도 '왜' 스위스 시계인가 하는 너만의 논리를 가져봐라.



예전부터 사람들은,
어떤 특정한 제품에는 특정한 브랜드,
혹은 특정한 제품은 특정한 나라,
이렇게 짱짱맨을 정하는 것을 좋아라 했지.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우리 어무니 아부지셔.
우리 어무니께서 내가 어릴 때 부터 지금까지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어.
칼은 쌍둥이,
밥솥은 코끼리,
후라이팬 냄비는 테팔...
이렇게 말이야.
뭐 비슷한 느낌으로 우리 아부지께서도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어.
전자제품은 일제,
식품은 미제,
기계류 공구류는 독일제..
이런 식으로 말이지.
근데 솔직히 아무 근거도 논리도 없으셔.
왜 칼은 쌍둥이고 밥솥은 코끼리인지 설명을 못하시더라.
그냥 옛날부터 그게 최고야 라는 대답 뿐..
나는 음악 듣는것을 굉장히 좋아해서,
이어폰, 헤드폰 같은것에 돈을 많이 투자하는 편이고,
홈 오디오 같은 것에도 관심이 많아.
한 때 지금 시계에 미친 것 처럼 그 쪽에 미쳐가지고
몇 달, 몇 년을 파고 들어 공부한 적도 있지.
그런 나에게 만약 누군가가
본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음향기기회사를 물어본다면,
나는 주저없이 Bang & Olufsen 을 꼽겠어.
그런데 얼마 전 우리 아부지 집에 전축이 고장나서..
아.. 참..
'전축' 이라고 하면 모르려나..? -_-
전축이 뭐냐면..
예전에 집집마다 한 개 쯤은 있던 일종의 홈 오디오 인데,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랑 CD 플레이어,
그리고 라디오 기능도 갖춘,
양 옆으로 커다란 스피커가 달린 그런... 그런게 있어. 전축이라고.
아무튼 그 전축이 고장났다는 거야.
한 35년인가 썼다는데 뭐 고장이 나는게 전혀 이상할 게 없지.
그래서 아부지 좋아하시는 강산에 많이 들으시라고
Bang & Olufsen 의 홈 오디오 시스템을
내 피같은 돈을 주고 정말 효도하는 마음으로 설치해 드렸지.
그런데 우리 아부지 매우 실망하시더라.
전축은 한 번 사면 몇 십년을 쓰는 건데,
좀 좋은거 사주지 그랬냐면서..
그래서 내가 저거 나름 비싸고 좋은거라고 했더니
뭐라카노 짜슥아 !! 전축은 쏘니 아이믄 파나쏘닉이지 !!!
이러시더라.
그야말로 헛 웃음 밖에는 안나오는 상황인거지..
시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무조건 시계는 로렉쓰지!! 오메가지!! 이러지 말고..
다른 브랜드들에 대해서도 좀 알아봐라.
독일 시계들도 굉장히 좋은 것들 많고,
영국 시계들도 괜찮은 것들이 많다.
나쁘지 않은 가격과 품질에,
너만의 '이유' 와 '논리' 가 더해진다면,
그 누가 너에게 스위스 시계가 아니라는 이유로
함부로 말 할 수 있을것 같냐?

Bremont Victory

Damasko DA47, DA56

스위스가 아닌 다른 나라들의 시계들도,
그들만의 강점과 특색을 가지고 있더라.
그리고 그 나라의 이미지에서 풍겨나오는 어떠한 '감성' 같은 것이 있는데,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굳이 표현하자면 영국 시계들은 뭔가 신사답고 단정하고 고풍스러운 느낌..
독일 시계들은 좀 차갑고 견고하고 묵직한 느낌...?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도 있고,
또 디자인과 종류에 따라 꼭 저런 감성이 안 묻어 나올 수도 있지만,
그게 본인의 취향과 맞아떨어진다고 하면,
그러한 부분들도 시계를 고르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얘기지.
그리고 그것과 연관된 사람들도 큰 이유가 될 수 있어.
처칠님을 좋아해서 폴 로저를 자주 마시는 나나,
정희님을 좋아해서 시바스 리갈을 자주 드시는 울 아부지 처럼..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형 중에,
베어 그릴스 라는 형이 있는데,
네이버에 검색하면 방송인, 작가 라고 나오지만
이 형을 아는 사람들은 방송인, 작가 라고 하면 풉 하겠지.
아무튼 전 세계 온갖 위험하고 춥고 덥고 더러운 곳에
칼 한자루랑 수통, 그리고 부싯돌만 들고 가서
좀비마냥 살아서 돌아오는 그런 멋진 형이야.
그런데 그 형이 온 몸에 피투성이, 진흙투성이가 된 채로
나 또 먹을거리 구했음 ㅇㅇ 하면서 씨익 웃는데
그 손목에 채워진 시계가 Bremont 인 걸 보았을 때
신사의 품격만 느껴지던 브레몬트가 또 뭔가 되게 견고함도 갖춘듯한
느낌이 들었었거든..
( 왜 그랬는지 의문이 간다면 Man vs Wild 라는 프로그램을 한번 봐바.
왠만큼 튼튼한 시계 아니고서야 이 형 손목에서 버티기 힘들어. )
이번 4편에서는 뭔가 되게 개소리를 많이 한 것 같지만..
결론적으로 말 해 주고 싶었던 내용은,
시계를 찰 때 지켜야 할 기본적인 상식이나 매너 정도는 알라는 것,
그리고 내 마음에 드는 좋은 시계를 고르는 데 있어서
특정 브랜드나 나라 같은 편견을 가지지 말고,
좀 더 시야를 넓게 가지고 다양한 종류의 시계를 알아 보라는 것,
이렇게 정리하고 싶네..
>
로렉스 오메가 같은 좋은 시계를 차고 있는 사람보다,
왜 로렉스 오메가가 좋은 시계인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멋있어 보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야..
5편에서 보자. 안녕.



#4편 이후로 연재되지않아 이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시계를 구매하려고 했을때,
읽었던글인데 무척이나 가슴에 와닿는 글이라
이대로 묻히는게 아쉬워 제블로그에 포스팅하였습니다.

<추신>
혹시 까망별님 이글을 읽으신다면 5편 연재해주세요.
그리고 문제삼으신다면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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