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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desk(AutoCAD) 법무법인 내용증명부터 실사, 그리고 대응까지 -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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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오토데스크로부터 공문을 접수하고, 실사, 그리고 대응까지, 회사 전산담당자로 있으면서 제가 실제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글은 총 다섯편으로 작성할 예정이며,
1편 : 서론
2편 : 법무법인의 내용증명서
3편 : 실사
4편 : 추징금(감사비용 및 라이센스 강매)
5편 : 대응 및 조치방법으로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1편을 아직 보시지 않으셨다면, 1편부터 차례대로 읽으시는게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편 보러가기


작년, 오토데스크 법무법인으로부터 공문이 날라왔습니다. 회사에 전산담당자로 있으면서 이곳저곳에서 공문이 많이 날아오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어도비(Adobe) 등 많은 곳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오토데스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맨처음 접수된 공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당사는 귀사가 당사로부터 사용자등록을 확인받은 소프트웨어 이외의 다른 소프트웨어 
혹은 그 상위 version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의심할만한 근거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되어있네요.

이에 따라 실사를 진행할 것이며, 실사 방문전 사전요청자료로 전사 인원 및 PC현황과 Autodesk software 사용과 관련된 부서, 라이센스 구매현황, 라이센스 구매 증빙자료, 설치자 목록까지 상세한 목록을 제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오토캐드 오래된 버전부터 최신버전까지 약 10Copy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키젠이나 크랙을 통한 불법사용은 전혀 없었으며, 직원수 감소로 오히려 라이센스가 남아도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굳이 대응할 필요도 없었고, 실사 나올테면 나와봐라는 식으로 신경도 안썼습니다. 요청자료를 제출하지 않자 법무법인으로부터 유선상 연락이 왔고, "바쁘다. 우린 정품만 사용하고 있고, 오히려 남아도는 상태다. 매년 이런식으로 공문 보내지마라."고 대응했습니다.


그러자 얼마 후 SLR program 관련 공문이 내용증명으로 접수되었습니다.


"Autodesk는 귀사가 Autodesk와 체결한 'Autodesk License & Service Agreement'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을 신뢰하며, 본 공문을 통해 귀사가 Autodesk에서 진행하는 Autodesk Software License Review program(이하 SLR program)의 대상업체로 선정되었음을 통지하여 드리오니 이에 대한 귀사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고자 합니다."


얼마전만해도 우리회사를 의심하더니, 갑자기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을 신뢰한다고 하네요. 또한 Autodesk와 뭔가 체결한 것도 없는데, 자기들 맘대로 뭔가를 체결했다고 합니다. 캐드 프로그램 사면서 저런 내용은 전혀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라이센스&서비스 동의 계약이 되어있다고 하네요. 좀 어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우수업체로 선정된것도 아니고, 실사 대상업체로 선정해놓고 뭔가 축하한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당연히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2차 공문이 날아옵니다.


"1차 서신 발송 후 당사는 본 SLR Program을 수행하기 위해 귀사의 담당자 확인 및 SLR Program 수행 일정을 조율하고자 하였으나, 귀사에서는 상당한 기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어떠한 입장도 밝힌 바가 없습니다. 이에 당사는 귀사가 Autodesk Software 사용권 계약서인 License & Service Agreement (이하 LSA)의 감사에 대한 협조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3차 공문~


"귀사의 SLR Program 거부는 Autodesk와의 라이센스 계약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며, 이에 대해 Autodesk로서는 귀사를 상대로 LSA 8조 1항(기간;종료 또는 일시 중단)에 따라 라이센스 및 서비스 계약 해지(License Termination)뿐만  아니라 각종 민형사상 책임추궁 등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하는 방안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계약해지 이후에는 LSA 8조 2항(계약 또는 라이선스 종료의 효과)에 따라 귀사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모든 Autodesk Software에 대하여 사용권한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역시 마지막 공문이라 그런지 뭔가 협박 비슷하게 보입니다. 더이상 실사를 거부한다면, 기존에 보유하고있던 라이센스 마저 못쓰게된다라는군요. 저희가 보유한 CAD 구매가격만해도 거의 5천만원인데.. 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니요, 솔직히 겁이 났습니다. 실무자인 제 선을 벗어나 사장님한테 들고 갔습니다.

1차 공문왔을때도 공문을 보여드리긴 했지만, 우리회사에 불법으로 쓰는게 있냐고 물으셔서, 그런거 없다고하니 그냥 무시하라던 사장님. 마지막 공문을 보시더니, 실사 나와서 문제없으면 어떻할꺼냐고 따지랍니다.

사실 예전에(제가 입사하기 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경찰과 동행해서 실사를 받은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이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명패가 나왔습니다. 본 사업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정품만 사용하는 인증된 사업장이라던가? 아무튼 회사입구에 지금까지도 잘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법무법인으로 전화해서 물어봤습니다.

나 : 계속 실사 나온다고 하는데, 그럼 나와봐라. 대신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우리회사에서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냐?

법무법인 : 실사를 받으면서 귀사에서 보유중인 라이센스 점검도 받아볼 기회가 생기고 좋지않냐?

나 : 마이크로소프트는 실사 후에 감사패라도 보내주더라. 너희는 그런것도 없냐?

법무법인 : 따로 그런건 없다.

나 : 그럼 우리가 굳이 실사를 왜받냐?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벌금맞을게 뻔한데,

법무법인 : 그건 오토캐드 구매시 체결한 계약 어쩌구저쩌구~

그냥 오라고 했습니다. 계속 말해봤자 대화도 안통할 것 같고, 어차피 실사받아야할 것 같아서, 실사 날짜를 정했습니다.


그리고 실사 당일, 지방에 있는 저희회사에 오기위해 서울에서 2명이 비행기를 타고 왔습니다. 게다가 공항에서 저희회사까지 택시를 타고 왔더라고요. 택시비만 5만원은 넘게 나올텐데, 어이가 없더군요. 또한 저희회사 인근에 여러업체를 실사하는게 아니라, 딱 저희회사만 점검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갈꺼랍니다. 아주 길바닥에 돈을 뿌리고 다니네요. 교통비만 수십만원이니.. 이거 잘못걸리면 독박쓰겠구나 싶더라고요.

상세한 실사이야기는 3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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