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 김해 한림에 위치한 '화포천 습지 생태공원'을 소개해드렸는데요. 화포천 생태공원을 가게된다면 꼭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화포메기국 식당입니다.
화포메기국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직후 진영 봉화마을에 내려왔을때, 가족과 함께 찾은 첫번째 식당이기도 합니다. 봉화마을에서도 제법 가까워 자주 찾은 곳이기도 한데, 경호원까지 대동하고 다니려니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찜통을 가져와서 사갔다는 말도 있을정도로 많이 좋아하셨던 음식이 메기국이었죠.
저도 10년 전 회사선배한테 추천받고 방문했었는데, 그 이후로 몇번 가긴했지만 워낙 동떨어진 곳에 위치해있어 자주 찾아가진 못했던 곳입니다. 화포천 생태공원에 방문하면서 문득 생각이 나 들르게 된 곳인데요.
화포메기국은 화포천 습지 생태공원에서 차로 5분도 안걸릴 정도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소: 경남 김해시 한림면 한림로 252
오래 운영된 식당임을 증명해주듯 벽면에 수십년은 된 듯한 옛날 간판이 붙어있습니다. 전화번호 앞자리가 2자리인걸 보니 최소 2~30년은 되었겠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개업한지 무려 85년이나 되었다고 하네요. 지금으로부터 85년 전이면 1935년입니다. 6.25 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운영이되고 있으며, 현재 3대째 이어오고 있다고 하네요.
자세히 보지않으면 일반 가정집이라 여겨질정도로 눈에 띄는 음식점은 아닙니다. 하지만 입구 우측에 보이듯 '김해 관광 추천음식점'에 선정될 정도로 맛은 보장합니다.
아점을 늦게 먹고나와서 오후 4시정도에 방문하니 손님이 거의 없네요.오후 4시라서 느낄 수 있는 한적함과 여유로움. 하지만 사진에 보이는 문을 나서면 별채가 따로있는데, 점심시간에는 거기까지도 꽉 찰만큼 손님이 붐비기도 했어요.
메뉴는 두가지밖에 없어요. 메기국과 장어구이가 전부. 예전엔 메기국 한그릇에 5~6천원정도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세월이 흐른탓인지 가격도 많이 올랐네요.
원산지 표시를보면 전부 국내산입니다. 인근에 위치한 화포천에서 직접 잡은 메기로 요리를 해주는거겠죠?
▲ 식당 한켠에 자리잡은 난로가 실내를 훈훈하게 만들어주고 있어요.
사실 너무 오랜만에 와서 다섯살 아들래미가 먹을 수 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주문하기전 물어보니 매워서 애기들이 먹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혹시 몰라 김을 챙겨왔는데, 김이라도 싸줘야겠다 생각하고 메기국 두그릇을 주문한 뒤 자리에 앉았습니다.
밑반찬은 나물과 김치, 고추와 도토리묵이 곁들여져 나옵니다.
곧이어 매운 재료를 넣지않은 메기국을 따로 주셨어요. 원래 맑은 메기국을 따로 파는건 아닌데, 어린 아이를 배려해서 주신듯 합니다. 덕분에 다섯살짜리 애도 밥한그릇 뚝딱 했어요.
드디어 나온 85년된 전통의 화포메기국. 메기국이라면 다소 생소하시죠? 알기쉽게 표현하자면 추어탕과 비슷하면서도 얼큰한 맛이라고 해야할까? 이건 직접 먹어보시는걸 추천합니다. 추어탕과 달리 메기국은 메기 살만 발라내어서 넣은 듯 생선가시 같은게 전혀 없어서 먹기에도 좋아요.
메기국을 처음 맛보는 와이프도 여기 오자고할땐 시큰둥하더니, 한번 떠먹어보고는 괜찮다며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인스타에 올리려는거겠죠. 뿌듯해지는 순간입니다.
사실 화포메기국은 화려한 음식도 아니고 독특한 맛이 나는것도 아닙니다. 음식 자체가 십대, 이십대들이 좋아할만한 그런 음식도 아니죠. 이런 음식이 점점 맛있어진다는건 제가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겠죠? 갑자기 서글퍼지는 삼십대 후반입니다.
화포메기국을 먹으면서 나이를 먹어감을 느껴보세요. 저는 오늘 나이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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